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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은 고작 75~90mg입니다. 그런데 저는 2년째 하루 3,000mg씩 먹고 있습니다. 이른바 메가도스(Megadose) 요법인데,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달라진 게 있었습니다.

비타민C, 몸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
비타민C는 다른 이름으로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이라고도 불립니다. 여기서 아스코르빈산이란 수용성 비타민의 일종으로, 물에 잘 녹고 체내에서 쓰고 남은 양은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성질을 가집니다. 지용성 비타민처럼 체내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닙니다.
비타민C가 하는 일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우선 콜라겐(Collagen) 합성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콜라겐이란 피부와 혈관벽, 뼈를 구성하는 결합 조직의 핵심 단백질로, 이게 부족하면 상처 회복이 느려지고 혈관도 약해집니다. 비타민C가 없으면 콜라겐 자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다음이 항산화(Antioxidant) 작용입니다. 항산화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쓰고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활성 산소(Free Radical)를 중화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활성 산소는 세포를 손상시키고 혈관 내벽을 공격하는 일종의 찌꺼기인데, 비타민C는 이것을 먼저 받아내는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제가 고용량을 먹기 시작한 것도 이 항산화 기능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면역 기능 지원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실제로 출처: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에 따르면, 비타민C는 면역 세포의 기능을 돕고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비헴철(Non-heme Iron)의 흡수율을 높여 빈혈 예방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비타민C가 극단적으로 부족할 경우 괴혈병(Scurvy)이 생깁니다. 괴혈병이란 콜라겐 합성이 무너지면서 잇몸 출혈, 극심한 피로, 상처 불유합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오늘날에는 드물지만 비타민C가 얼마나 필수적인 영양소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콜라겐 합성: 혈관벽, 피부, 상처 회복에 직접 관여
- 항산화: 활성 산소를 중화해 세포 손상을 줄임
- 면역 지원: 면역 세포 기능 보조 및 철분 흡수 향상
- 권장 섭취량: 성인 기준 하루 75~90mg (흡연자는 35mg 추가)
메가도스 2년, 직접 겪어보니
제가 하루 3,000mg 메가도스를 시작한 건 2년쯤 전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년 동안 독감은커녕 감기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는 환절기마다 꼭 한 번씩 드러눕곤 했는데, 그게 딱 끊어진 겁니다. 물론 다른 생활습관 변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엔 너무 뚜렷했습니다.
혈관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비타민C가 혈관 내피 세포 손상 부위에 칼슘이 침착되는 것을 억제한다는 연구 내용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혈관 내피(Endothelium)란 혈관 안쪽을 감싸는 한 겹의 세포층으로, 이곳이 손상되면 동맥경화(Atherosclerosis)가 진행됩니다. 동맥경화란 혈관 벽에 지방과 칼슘이 쌓이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상태인데, 비타민C가 이 과정의 초기 단계에 개입할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냉정하게 구분해야 할 게 있습니다. 이론과 임상 결과 사이의 거리입니다.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을 포함한 대규모 장기 연구들을 보면, 비타민C 보충제를 7년, 10년 복용해도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이나 뇌졸중(Stroke) 발생률이 유의하게 줄었다는 일관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부 단기 연구에서 혈관 확장 기능이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결과가 연구마다 들쑥날쑥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경험한 면역력 개선이 진짜라고 해도, 그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곧장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이 심혈관 질환이 적다는 연구는 많지만, 그건 비타민C 하나가 아니라 식이섬유, 칼륨, 폴리페놀 같은 성분이 함께 작용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이 뒷받침된 결과입니다. 보충제 한 알이 식습관 전체를 대신할 수 없다는 건 제 생각도 같습니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고용량을 오래 복용하면 설사나 메스꺼움 같은 위장관 증상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요로 결석(Urolithiasis) 병력이 있는 분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로 결석이란 소변 내 미네랄이 결정화되어 신장이나 요관에 돌이 생기는 질환인데, 비타민C가 대사되면서 옥살산(Oxalic Acid)이 생성되고 이게 결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매일 빠짐없이 먹지 않고 생각날 때마다 챙기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가 일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타민C를 하루 1,000mg 이상 먹어도 안전한가요?
A. 수용성이라 대부분은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급성 독성은 드뭅니다. 다만 고용량을 지속할 경우 설사나 복부 불편감이 생길 수 있고, 요로 결석 병력이 있는 분은 옥살산 증가로 결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는 매일 무조건 먹기보다 생각날 때 한 포씩 챙기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 비타민C를 먹으면 동맥경화가 좋아지나요?
A. 이론적으로는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억제하고 혈관 내피 기능을 보조하는 효과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만 명 규모의 장기 임상 연구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을 유의하게 줄였다는 일관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타민C 하나보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금연이 훨씬 근거가 탄탄한 예방 수단입니다.
Q. 과일을 먹는 것과 보충제를 먹는 것, 어떤 게 더 낫나요?
A. 제 경험상 이건 비교가 안 됩니다. 과일과 채소에는 비타민C 외에 식이섬유, 칼륨, 폴리페놀 항산화 물질이 함께 들어 있어서 영양 효과 자체가 다릅니다. 보충제는 어디까지나 식사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이고,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보충제 한 알로 상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Q.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을 음식으로 채우려면 뭘 먹으면 되나요?
A.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오렌지 중간 크기 하나에 약 70mg, 키위 한 개에 약 60mg, 빨간 피망 반 컵에 약 95mg이 들어 있습니다. 과일 하나와 채소 한 종류만 꾸준히 드셔도 성인 하루 권장량인 75~90mg은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Q. 항암 치료 중에 비타민C 보충제를 먹어도 되나요?
A. 이 부분은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일부 연구에서 고용량 비타민C가 특정 항암제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치료 중에는 임의로 고용량을 복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결론
비타민C 메가도스를 2년 해온 저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면역력 측면에서는 제가 체감한 변화가 있었고,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챙겨 먹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혈관이 청소된다", "동맥경화가 사라진다"는 말은 현재 과학적 근거로는 과장된 표현입니다. 뭐든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맹신하고 무리하게 고용량을 쏟아붓는 것은 신장결석 같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삼시세끼를 가공식품으로 채우면서 비타민C 보충제만 믿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채소와 과일 중심으로 식단을 먼저 정비하고, 그 위에 보충제를 보조 수단으로 쓰는 순서가 맞습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훨씬 근거가 탄탄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