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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용종을 제거한 환자 100명 중 1명꼴로 출혈이 발생합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꽤 높다고 느꼈습니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대장내시경 후 혈변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가 생각보다 훨씬 많거든요. 단순히 빨간 변이 나왔다는 분부터,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중환으로 오시는 분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그리고 저희 할아버지처럼 천공(腸壁에 구멍이 뚫리는 합병증)이 생겼는데 몰라서 늦게 발견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 조금이라도 빨리 알아챘다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어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출혈 위험과 천공 — 숫자로 보는 현실
대장내시경 후 합병증 중 가장 흔한 것은 출혈입니다. 용종을 제거하지 않고 검사만 해도 약 0.06%에서 출혈이 보고되고, 용종절제술(폴립절제술)을 시행하면 이 수치가 0.98%까지 올라갑니다. 여기서 용종절제술이란 대장 벽에 돌출된 용종을 올가미나 전기 소작 기구로 잘라내는 시술을 의미합니다. 출혈이 발생한 경우 절반 정도는 자연 지혈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내시경을 재삽입해 지혈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무서운 합병증은 천공입니다. 천공이란 대장 벽에 구멍이 뚫려 장 내용물이 복강으로 유출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발생률은 0.01%로 드물지만 즉각 처치하지 않으면 수술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할아버지 경우가 바로 이 케이스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했는데, 나중에 공부를 하고 나서야 가스가 빠져도 낫지 않는 복통이 천공의 핵심 신호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때 그 신호를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지금도 아릅니다.
출혈 위험이 높은 조건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는데, 저는 임상에서 보면서 특히 다음 항목들이 두드러진다고 느꼈습니다.
- 65세 이상 고령 — 혈관 탄력 저하로 지혈이 느림
- 항응고제 복용 — 아스피린 등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약물. 여기서 항응고제란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지 않도록 혈액이 굳는 속도를 늦추는 약을 의미합니다. 복용 중단 전에 처방 의사와 반드시 협의해야 합니다
- 1cm 이상 대형 용종 — 용종이 클수록 공급 혈관이 굵어 절제 후 출혈량이 많음
- 만성 신질환(만성콩팥병) — 투석 환자는 혈소판 기능이 저하되어 지혈 능력이 떨어짐
- 만성 간질환(간경변) — 간에서 생성되는 혈액 응고 인자가 줄어 출혈 위험 상승
천공의 위험 요인으로는 75세 이상 초고령, 게실(대장 벽이 주머니처럼 돌출된 구조물), 복부 수술 이력, 염증성 장질환, 장 협착 등이 꼽힙니다. 게실이란 대장 점막이 약해진 부위에서 바깥쪽으로 풍선처럼 불거져 나온 작은 주머니 구조를 말하는데, 내시경 삽입 중 이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천공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캐나다·미국의 100만 건 대장내시경 분석 연구에 따르면 내시경 전문의가 시술할 때 천공 위험이 약 2배 낮았습니다(출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저도 이 데이터를 처음 봤을 때 병원 선택이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응급실 경험과 현실적인 대처법
응고 증후군이라는 합병증은 출혈이나 천공에 비해 덜 알려져 있는데, 저는 응급실에서 은근히 자주 보는 편입니다. 응고 증후군이란 용종 절제 시 전기 소작열이 장벽 전층에 화상을 입혀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몸속에 화상 상처가 생긴 것과 비슷합니다. 천공보다는 흔하고 출혈보다는 드문 합병증으로, 주로 넓게 붙어 있는 평탄형 용종을 절제할 때 발생합니다.
증상은 용종 제거 부위 근처의 복통으로 나타나는데, 시작 시점이 시술 당일이 아니라 일주일 뒤에 나타나기도 해서 환자 스스로 대장내시경과 연결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응급실에서 봤을 때 "일주일 전에 내시경 받았는데 요즘 배가 아프다"며 오신 분이 응고 증후군 진단을 받은 사례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대부분 수액과 항생제 치료로 일주일 안에 호전되지만, 드물게 천공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출처: 국립암센터).
그렇다면 퇴원 후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이 부분에서 의견이 나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해도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최소 2주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실제로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하셨던 분이 야근 후 과로 상태에서 출혈이 발생해 응급실로 오신 케이스를 제 눈으로 직접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용종 제거 후 2주간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금주 철저히 — 알코올은 혈압을 올리고 간 기능을 악화시켜 출혈 위험을 높임
- 격한 운동·과로 금지 — 혈압 상승이 출혈 자리를 자극할 수 있음
- 배변 후 변기 물 내리기 전 색 확인 — 대장 출혈은 선홍색으로 변기 전체가 물드는 양상. 소량 묻은 것과는 명확히 다름
- 복통이 가스 배출 후에도 지속되면 즉시 병원 — 야간·공휴일이면 대학병원 응급실로
- 입원 권고를 받은 경우 — 고위험군이라는 뜻이므로 반드시 입원해서 하루 이상 관찰
특히 입원 권고 부분에서 "괜찮겠지"라고 거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 판단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의사가 입원을 권하는 건 이유 없이 하는 말이 아닙니다. 출혈 위험 인자가 겹쳐 있기 때문에 권고하는 것이고, 실제로 입원 중 출혈을 발견해 빠르게 지혈 처치를 받은 분들을 저도 여럿 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장내시경 후 출혈이 생기면 어떤 색깔인가요?
A. 대장 출혈은 선홍색으로 변기 전체가 물드는 양상이 특징입니다. 휴지에 소량 묻는 정도는 출혈 가능성이 낮지만, 변기 물이 붉게 물들 정도라면 즉시 검사받은 병원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보면 "조금 묻은 것 같아서 하루 기다렸다"다가 오히려 늦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Q. 아스피린 먹는데 대장내시경 전에 무조건 끊어야 하나요?
A. 이 부분은 단순히 "끊어라"고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항응고제를 처방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재발 위험이 높은 분은 약을 끊는 것 자체가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시경하는 병원의 안내와 처방 의사의 의견을 모두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대장내시경 후 배가 아픈데 천공인가요, 가스인가요?
A. 검사 후 복통 대부분은 검사 중 주입된 공기(가스)로 인한 것입니다. 방귀가 나오면서 통증이 완화된다면 가스성 복통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가스가 계속 배출되는데도 몇 시간 이상 복통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천공을 의심해야 합니다. 저는 이 판단이 애매하면 일단 병원에 전화부터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Q. 대장내시경은 몇 년마다 받는 게 맞나요?
A. 용종이 없었다면 5년, 1~2개의 소형 용종이 있었다면 3년, 3개 이상이거나 크기가 크고 모양이 나빴다면 1년 후 재검이 권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합병증 위험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주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대장내시경은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검사이기 때문에 40대 이후에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드물지만 없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알고 받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할아버지를 통해서, 그리고 응급실에서 직접 마주한 환자들을 통해서 이 점을 몸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검사 전에 본인이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어떤 기저 질환이 있는지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용종 제거 후 2주는 정말로 조심히 쉬는 것. 그리고 이상 증상이 생기면 "설마 괜찮겠지" 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연락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합병증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겁먹어서 검사를 미루는 것보다, 알고 대비하면서 받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