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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운동을 '살 빼는 도구'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근육통이 느껴지고, 몸의 라인이 달라지는 걸 체감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근육이야말로 나이와 상관없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특히 부모님 세대를 지켜보면서 근감소증이 얼마나 조용하게, 그리고 빠르게 찾아오는지를 눈앞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근육량이 줄어든다는 것의 진짜 의미

근육은 우리 체중의 약 40%를 차지하며 뼈에 붙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골격근(skeletal muscle)이 대부분을 담당합니다. 여기서 골격근이란 대흉근, 광배근, 복근, 둔근, 대퇴근, 비복근처럼 뼈에 직접 연결된 근육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이 근육들이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걷고 앉고 일어서는 동작이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이 골격근이 30대를 정점으로 해마다 약 1%씩 자연 감소한다는 사실입니다. 80세가 되면 30대 근육량의 약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근육량과 근력이 병적으로 감소하는 상태를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근육이 나이보다 빨리 노화되어 일상 기능에 지장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제가 직접 관찰해봤는데, 근감소증은 단순히 힘이 없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혈당 조절 기능까지 떨어집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흡수된 당의 약 50%를 근육이 에너지원으로 소비합니다. 근육량이 줄면 이 처리 능력도 함께 떨어지니 당뇨 위험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낙상, 척추 압박골절, 심혈관 질환까지 연쇄적으로 악화된다는 점에서 근감소증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의 지표라고 봐야 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 중에 굶어서 체중을 줄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숫자가 내려가니 만족하겠지만, 에너지가 부족해진 몸은 근육을 분해해서 연료로 씁니다. 결국 근육이 빠진 자리에 지방이 다시 채워지고, 기초대사량은 낮아지고, 요요는 더 빠르게 찾아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나이 들수록 되돌리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악순환입니다.

근감소증 여부를 간단히 확인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악력 측정: 악력기로 손아귀 힘을 재는 방법입니다. 손의 힘만 보는 게 아니라 팔과 몸통 전체 근력을 비교적 잘 반영합니다. 국제 기준(출처: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따르면 남성 26kg 미만, 여성 18kg 미만이면 근력 저하로 판단합니다.
  • 종아리 둘레 측정: 줄자로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잽니다. 비복근(gastrocnemius)이라고 부르는 이 근육의 크기는 온몸 근육량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비복근이란 종아리 뒤쪽을 형성하는 큰 근육으로, 서고 걷는 동작의 핵심입니다. 남성 34cm 미만, 여성 33cm 미만이면 근감소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출처: WHO 고령화와 건강).
  • 보행 속도·균형 감각 확인: 의자에서 일어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거나 자주 넘어진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 근감소증은 30대 이후 매년 1%씩 진행되는 근육 손실로, 혈당 조절·낙상·심혈관 건강까지 연쇄적으로 위협하는 전신 건강 지표입니다.

 

근력운동이 만드는 변화, 마이오카인까지

제가 다니는 체육관 관장님이 매번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근육 하나하나를 느끼면서 움직여라." 처음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직접 해보니 같은 동작도 집중 여부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랐습니다. 근육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 이게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근육 형성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는 체형 변화 때문만이 아닙니다. 운동하는 근육에서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여기서 마이오카인이란 근육 세포가 수축할 때 혈액으로 내보내는 신호 물질로, 염증 억제·지방 분해·인슐린 감수성 향상 등 전신에 걸쳐 긍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일부에서 '기적의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데 이유가 있습니다. 약을 먹지 않아도 내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집중적으로 단련해야 할 근육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척추기립근(spinal erector), 둔근(gluteus), 대퇴사두근(quadriceps)입니다. 척추기립근이란 척추 양옆을 받치는 기둥 근육으로, 이게 약해지면 허리가 굽고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둔근과 대퇴사두근은 우리 몸 전체 근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중력을 이기고 이동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제 어머니는 70대임에도 허리 통증이나 무릎 통증을 거의 모르고 삽니다. 비결이라면 척추기립근과 비복근을 꾸준히 단련해온 것입니다. 같은 나이대 분들과 비교해보면 보행 속도나 자세가 확연히 다릅니다. 근육량이 노년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말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반면 제 아버지는 운동을 하시는데도 둔근이 유독 발달하지 않는 편입니다. 납작한 엉덩이라 본인도 불편함을 느끼시는데, 둔근이 부족하면 무릎 관절에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골관절염 진행이 빨라집니다. 다음에 뵐 때 엉덩이 근육 운동을 더 늘리시라고 꼭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요약: 근력운동은 마이오카인 분비를 통해 염증·혈당·지방까지 조절하며, 특히 척추기립근·둔근·대퇴사두근 세 근육을 집중 단련하는 것이 건강 수명 연장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감소증은 몇 살부터 걱정해야 하나요?

A. 근육량은 30대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합니다.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건 주로 50~60대이지만, 예방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0~40대입니다. 저도 그래서 지금부터 근력운동을 습관으로 굳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Q. 굶는 다이어트를 하면 근감소증이 빨리 오나요?

A. 가능성이 높습니다. 섭취 열량이 극단적으로 부족하면 몸은 근육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체중은 줄어도 근육량이 같이 빠지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요요 속도가 빨라집니다. 단기 숫자보다 근육을 지키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Q. 근감소증에 좋은 운동이 따로 있나요?

A. 저항 운동, 즉 근력운동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되, 스쿼트·데드리프트·힙쓰러스트처럼 대근육을 쓰는 복합 동작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건 강도보다 꾸준함이고, 운동 중 해당 근육에 집중하면 효율이 더 올라갑니다.

 

Q. 단백질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1.2~1.6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합성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년층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세 끼에 고르게 나누어 먹는 것이 흡수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결론

운동을 좋아하면서도 저는 한동안 '근육을 지킨다'는 개념보다 '예뻐진다'는 개념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 세대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근육량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걷고 먹고 움직이는 날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지금 당장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종아리 둘레를 재보고, 악력기를 한 번 쥐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척추기립근, 둔근, 대퇴사두근 이 세 근육만 꾸준히 단련해도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큰 차이가 납니다. 현재 근감소증을 직접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운동과 단백질 섭취, 만성 질환 관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CYmzgzSf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