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응급실에서 일하기 전까지 맹장염이 그냥 오른쪽 아랫배만 아프면 되는 단순한 병인 줄 알았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위 명치가 아파서 온 환자, 배 전체가 쑤신다는 환자, 심지어 열만 나는 환자 — 그 모두가 충수염이었습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10만 명 이상이 급성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는데, 이 병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얼굴로 찾아옵니다. 맹장염이라는 이름이 사실 틀렸다응급실에서 보호자분들이 "맹장 터진 거 아니에요?"라고 물어볼 때마다 저는 매번 같은 설명을 드렸습니다. 사실 정확한 병명은 충수염, 또는 충수돌기염입니다. 대장이 시작되는 맹장 끝에 지렁이처럼 달려 있는 7~10cm짜리 기관을 충수돌기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벌레 충(蟲)' 자를 씁니다. 이 충수돌기에 염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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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4. 14:00
